“성도 안재환”

최진실씨의 빈소에도 위패가 있었다.

“성도 최진실”

성도(聖徒)....(사전적 의미:기독교 신자를 높여 이르는 말. )

기독교의 교리에서 자살은 곧 살인이라고 해석된다고 한다.

그러기에 기독교 신자에게는 어떠한 어려움이 닥친다 해도 스스로 자신의 목숨을 끊을 권리가 자신에게 없다는 것이다. 죽음을 생각할 만큼 감당하기 어려운 고난에 닥친 경우에 라도 자살은 죄악이라고 가르쳐주고 있다.

기독교 신자이고 성도인 그들이 이러한 기독교진리를 몰라서 자살이라는 마지막 선택을 했을까? 자신들이 생명처럼 신봉하는 신앙의 교리를 알면서도... 그것이 죄악이라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그 길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그에게 심판의 돌을 던질수 있겠는가.....

성도이건 불신자이건, 인생길을 살아가면서 너무 너무 힘들어 인생을 포기하고 싶은 순간이 ... 아니 직설적으로 표현해서 죽고 싶은 순간이... 한번도 없었던 사람은 아마도 많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은 자살이라는 선택을 하였고 우리는 이렇게 살아서 그들을 보고 있다.

죽음을 선택한 저들은 신앙이 돈독하지 못해서, 어려움을 신앙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어리석은 선택을 한 사람들이고.....살아있는 우리는 믿음이 굳건해서 어려움을 신앙으로 이기고 서서 오늘을 살아 숨쉬고 있는 것인가..... 과연 그러한 것인가????

그런데 왠지...

마음이 정돈되지 않는다.

왠지 

저기에 누워 있는 자들이 자신의 삶에 대하여 진실했으며 하나님앞에 정직했던 것 같은 마음을 떨칠수 없는 것은 왜 일까??

오늘 내가 이렇게 숨쉬며 저들을 보는 나의 모습이 위선적이고, 뻔뻔스러우며 나약하게 느껴지는 것은 왜 일까??

사람과 사람의 관계속에서 미워해야하고 상처받으며 상처를 주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것에 대하여 내 목숨을 포기하고 싶을 만큼 가슴아파하는 마음을 가지지 못한 자들이 뻔뻔하게 살아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 마저 드는것이다.

바꿔 말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미워해야하고, 미워해서 는 안된다는 것을 배워서 알고 있으면서도 받은 상처가 너무 아파서 미워하지 않을수 없는것이 너무 너무 힘들어 숨을 쉴수 없었던 그들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나는 갖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혼란한 마음을 대충 정리해 본다..

산자 나 죽은자 나, 살아가려는 자나 죽으려고 하는 자나, 자신의 의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마음을 품고 하나님이 아파하시는 그 고통을 느끼며 결정하는 자의 선택이 가장 현명하고 순수한 것이 아닐까??

영일만